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너는 끝내 아기별로 반짝이는구나

김영천
2023-09-27

  


< 너는 끝내 아기별로 반짝이는구나 > 




김 영 천(金永千)


네가 누운 바닷가

하얀 모래톱.

날개깃 무겁게 퍼덕이던 갈매기들마저

수평선 너머로 떠나고

검은 파도만 밀려드는구나.


어둠을 걷어내던 보름달도

끝내 구름 속으로 숨는구나.

 

늘 안아주던

아기곰 인형,

입도 코도

파도에 멍 드는데

두 눈 휑그렁히

촛점 잃어가는구나.

 

곰인형 두 눈에

파랗게 눈물 고이고,

나뭇잎 같은 배 위에서

부서져버린

너의 세 살.

 

아침 나팔꽃으로 번지던

그날 너의 웃음소리.


휘영한 하늘에서

이제,

보라색 아기별로 반짝이는구나.


 

* 2015년 9월 2일 터키 남서부 휴양지 보드럼 해변가에서,

  세 살된 시리아 난민 아기 아일란 쿠르디가 숨진 채 발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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