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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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는 끝내 아기별로 반짝이는구나 >
김 영 천(金永千)
네가 누운 바닷가
하얀 모래톱.
날개깃 무겁게 퍼덕이던 갈매기들마저
수평선 너머로 떠나고
검은 파도만 밀려드는구나.
어둠을 걷어내던 보름달도
끝내 구름 속으로 숨는구나.
늘 안아주던
아기곰 인형,
입도 코도
파도에 멍 드는데
두 눈 휑그렁히
촛점 잃어가는구나.
곰인형 두 눈에
파랗게 눈물 고이고,
나뭇잎 같은 배 위에서
부서져버린
너의 세 살.
아침 나팔꽃으로 번지던
그날 너의 웃음소리.
휘영한 하늘에서
이제,
보라색 아기별로 반짝이는구나.
* 2015년 9월 2일 터키 남서부 휴양지 보드럼 해변가에서,
세 살된 시리아 난민 아기 아일란 쿠르디가 숨진 채 발견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