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한국자주인연맹
(08793) 서울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1956, 302호 | 1956, Nambusunhwan-ro, Gwanak-gu, Seoul, Republic of Korea
TEL : 02-838-5296 | 관리자메일 : kaone@kaone.co.kr
COPYRIGHT ⓒ Danju Yurim Memorial Foundation.
ALL RIGHTS RESERVED. DESIGNED BY [ENOUGHM]
한국자주인연맹 (08793) 서울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1956, 302호 | 1956, Nambusunhwan-ro, Gwanak-gu, Seoul, Republic of Korea
TEL : 02-838-5296 | 관리자메일 : kaone@kaone.co.kr
COPYRIGHT ⓒ Danju Yurim Memorial Foundation. ALL RIGHTS RESERVED. DESIGNED BY [ENOUGHM]
< 달은 한가위 별 성근 밤이었네 >
김 영 천(金永千)
종일 툇마루에 쪼그리고 앉아
누이는 단풍 물든 계절을 수놓았네.
한가위 싯누런 달이 떠오른 뒤,
별들은 자그락거리며
초가지붕 위로 쏟아져 내렸네.
수틀 내려놓은 누이는
조롱박 사이에 숨은 별 하나를
빛바랜 치마폭에 주워 담았네.
빨강 댕기와 노랑 댕기로
잘 익은 가을을 묶어준다던
오라버니는 여지껏 오지 않았네.
처마 무너져 내린 헛간을
흙먼지 바람이 설핏 스쳐가고,
미처 단풍들지 못한 낙엽만
뜰팡 아래에서 뒹굴고 있네.
이파리 죄다 시든
사립문 앞 대추나무,
벌레 먹은 대추알 두 개가
별 성근 하늘을 이며 매달려 있네.
휘영청 달은 한가위,
우물에 빠진 오동나무 까치집을
밤새도록 들여다보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