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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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벳의 불꽃 >
김 영 천(金永千)
무릎 꿇고 엎드린
사람들 앞에서
산 사람의 뼈를 태우던
커다란 불꽃이 너훌댔다.
바람 으르렁대고
풀포기 힘겹게 일어서는
막다른 고원.
가시로 둘러싼 탱크가
독수리 발톱을
포신에 묶고 올라왔다.
사람들은 땅바닥에 누웠고,
그 위에
탱크 자국 난 길이
선명하게 열렸다.
대포와 총알이
피갑칠하며 웃고 있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시뻘건 불을
핏물 속에 빠뜨렸고,
점차 잦아드는 불꽃을 부수며
밤마다 소리 죽여 흐느꼈다.
* 1950년 10월 중공의 티벳 무력 침공과 강제 병합,
1959년 3월 독립을 위한 티벳인들의 무장 봉기. 이후 티벳인들의 지속되는 독립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