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초록물 빠진 계절의 뒤꼍

김영천
2025-09-28



< 초록물 빠진 계절의 뒤꼍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낡은 연립주택 뒤꼍,

앞바퀴 빠진

오토바이가

초점 잃고 우두커니 서 있다.

 

짐칸에는 깨진 병 얹은

플라스틱 상자.

벽을 오르던

담쟁이넝쿨이 기웃거렸다.

 

부러진 오동나무 가지 위

나비 한 마리,

초록물 빠진 계절 틈에서

연방 나풀거리는데.

 

옆 집 꽈배기 단팥빵가게

임대 문의.

 

문 닫힌 가게 앞

뿌려진 전단지.

소액 대출

급전 필요한 분.

 

찌푸린 하늘에

먹구름 일었고,

아직 여물지 않은 대추알이

눈 질끈 감고 뛰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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