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반지하방 촛불은 눈물로 타올랐다지

    


< 반지하방 촛불은 눈물로 타올랐다지 >




김 영 천(金永千)

  

찢겨진 천장 틈새로

발톱 세우며 달려든

한겨울 웃풍,

빛바랜 문풍지가 떨고 있었다지.

 

온기 잃은 방바닥에

촛농이 눈물로 흘러내리고

촛불은

속울음 삼키며

밤 깊도록 타들어 갔다지.

 

타다가 타오르다가

더 태울 것이 없어

제 심지마저 태운 뒤,

구멍 난 비닐장판과

이불마저 태우고

마침내 

반지하 단칸방도 태웠다지.

 

태운 것 중에는

157,740원

여섯 달 전기미납 단전 통지서도

환하게 웃는

아기곰 인형도 있었다지.

 

촛불은

하얗게 날 새도록

저 혼자 그렁그렁

피눈물로 타올랐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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