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그 언덕 까마중과 패랭이꽃

김영천
2025-06-13



< 그 언덕 까마중과 패랭이꽃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오래된 감나무를 돌아 

시누대 서걱대는 언덕.

까마중과 패랭이꽃이 이웃했다.


꿀벌 한 마리가 기웃거리다, 

애기 손톱만한 

까마중 하얀 꽃을 지나쳐 

패랭이꽃 분홍빛 그늘에 내려 앉았다.


꿀벌이 분홍 꽃잎 언저리에서 

화사하게 유월을 어루만지고 떠났다.


꿀벌의 날개 짓 건낸  

패랭이꽃.

까마중이 애써 미소 지었다.


나야 늘 그렇지 뭐, 고마워.


장마 지고 계절 바뀐 뒤 

까마중 가지에 

초롱초롱 별들이 매달렸다.


새벽이슬 딛고 다가온 까마중, 

패랭이꽃 야윈 등에 

찰지게 동그란 별 올려놓고 토닥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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