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화가의 별빛 편지

김영천
2025-06-12



< 화가의 별빛 편지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초승달 두 개가 포개진 언덕.

 

까마귀 한 마리가 

푸르스름한 안개를 흩뿌려 놓았다.

노랗게 부스러진 별빛 마냥

해바라기도 가득 피었다.


까마귀 발자국에 

뭉개진 밤하늘,  

먹으로 깁고 

잔뜩 등에 진 화가. 


평생 그림 한 점 

팔아보지 않은 그가 

구부러진 별빛 꺾어 편지를 썼다.


강아지풀 온전한 

마른 풀씨 한 줌 건네주오.

붓질 하는 틈틈이 

풀씨에 영혼을 개어 

맑은 아침 단단하게 그려보리다.


아침 열 시가 

보라색으로 환하게 일렁이는 날

그림은 완성되었다.

 

누가 편지를 받아보았는지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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