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혁명(革命), 천명(天命)을 내리오

김영천
2025-06-08



< 혁명(革命), 천명(天命)을 내리오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이팝나무 꽃 

흔적도 없이 떨어진 

유월 어느 날.


낙성대역 일번 출구에 

갑호 비상이 걸렸다.

인헌시장 꽃게 한 마리와

강감찬 장군의 긴급 회담.


가뭄에 대비해야 하오.

장군의 백마가 요긴하리다.


신림천 물 가두었더니 

꽃게가 

쇠가죽 구멍을 뚫는다는 것이다.


말고삐 건낸 장군, 

혼자 화를 삭이려고 

까치고개 너머 남태령까지 걸었다.


고개 아래 떡갈나무 숲 

산적들의 두런거리는 소리에 

귀 기울였다.

이제부터 통행세를 열 배 올리자는 

남태령 도둑회의.


야단법석 왁자지껄 

한 순배 돌아 신나게 요란할 즈음 

두목이 독을 내뿜으며 소리 질렀다.

미리 경국대전 고쳐 놓았으니 

당장 백 배로 해. 


오십 배는 챙겨 

마늘 밭에 깊이 묻어 놓고,

나머지 오십 배는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공평하게 나눠줄 것.


온 나라 백성을 

도둑질 공범으로 만드는 

단군 이래 

최대의 기상천외한 계획이었다.


남태령 산적이 

옷 바꿔 입은 관군이었군.


장군의 막사에서 

꽃게가 기다리고 있었다.

상황 파악하시라고 

잠시  말고삐를 쥐고 있었소.


사흘 밤낮 꼬박 새워 

한강물 막아 놓은

인헌시장 어물전 물고기들. 


수공과 퇴로 차단의 

다목적 비책이 준비되었다.


오늘 아침

밤골 천제(天帝)바위에서 

왕가재가 

장군에게 부월(斧鉞)을 내렸다.


혁명(革命),

천명(天命)을 내리오.

사인검 든 꽃게는 운검이었다.




* 경국대전(經國大典) - 조선 시대 통치의 기준이 된 최고의 법전(法典). 

                                       세조 때 최항(崔恒) 노사신(盧思愼) 강희맹(姜希孟) 등이 집필 시작, 성종 7년(1476) 완성 16년(1485) 간행.  

* 부월(斧鉞) - 황제나 임금이 출정 시 대장군에게 내리는 군사 통솔의 상징, 작은 도끼와 큰 도끼.  

* 사인검(四寅劍) - 호랑이 해(寅年) 호랑이 달(寅月) 호랑이 일(寅日) 호랑이 시(寅時)에 제작한, 황실이나 왕실 의전용 칼. 

                                권위와 용맹을 상징, 아울러 부정을 쫓는 벽사(辟邪)의 역할.

* 운검(雲劍) - 황제나 임금을 호위하는 무사, 혹은 그가 찬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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