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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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칡꽃 튼실한 나라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꿩 잡으려 낚싯대 펼치자,
내 그림자가 한 발 먼저
꿩의 깃털에 내려앉았다.
꿩의 발목과 툇마루 기둥을
함께 묶어 놓았다.
그 기둥 아래
정초석(定礎石)에 핏물 고였다.
타원으로 번지는 유월
내 편 우리 편 보이지 않았고,
온통
낯선 이양선만 출몰했다.
이양선 화통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 오르자
일제히 소나무들이 함성 질렀다.
놀란 꿩이
금달걀 하나를 토해냈다.
꿩 울음에서 묻어 나오는
칡꽃 향기.
금달걀을 말아 올린
하얀 코끼리가
발등에 엎드렸다.
어깨에 내려 앉았던
꿀벌 한 마리.
칡꽃 찬찬히 이고
은하수를 건너고 있었다.
아버지,
장기 한 판 둡시다.
코끼리 타고
장(將) 들어 갑니다.
장기 알과 막걸리 잔이
한껏 씨름 하는 툇마루.
대들보 위에서
태양일지도 모를
금달걀이 반짝거렸다.
칡꽃 튼실한
나라 하나가 세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