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백야(白夜)의 유빙(流氷)

김영천
2024-09-01



< 백야(白夜)의 유빙(流氷) >


 


김 영 천(金永千)


북극 하늘을

머리에 인

유빙 하나가

바다로 떠내려간다.

 

조각 난 얼음 위

굶주린 바다사자는

그렁그렁 

마지막 숨을 몰아 쉬었다.


눈 덮힌 언덕

북극곰 한 마리.

흘러가는 얼음 덩어리를

한참이나 바라보다 돌아섰다.

흰 돌고래도

새끼들을 데리고

유빙의 아랫부분을 기웃거렸다.

 

오래전에 

지구가 키워 둔

얼음 덩어리,

하얀 밤을 삼키며

먼 바다로 밀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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