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한국자주인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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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내리던 밤 박하사탕 >
김 영 천(金永千)
낡은 지갑 속
지폐 한 장과
수퍼마켙 진열대 박하사탕의
물물교환.
시간을 건너온
박하사탕을
오도독 오도독 깨물었다.
설토화 나무를 돌아
배나무 옆 장독대,
항아리 뚜껑이 열렸고
굴뚝에서 저녁 연기가 피어올랐다.
한참 동안 이슥한 밤
눈 내리자,
할머니는
윗방 장롱 서랍에서
박하사탕을 꺼냈다.
호롱불에 너훌거리던
박하사탕 한 주먹.
시꺼먼 밤이
이불 위에 드러누우면
자면서도 박하사탕을 씹어 먹었다.
방바닥은 뜨거웠고
마당에는
노적가리만큼
하얀 눈이 밤새 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