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한국자주인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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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76번지 밤골이 쏜 금빛 화살 >
김 영 천(金永千)
한참 동안 헐떡이며
언덕배기를 오르면
파스텔 톤으로 덧칠된 마을.
신림동 산 76번지
밤골.
지붕들은 모두 낮았고
얼룩진 듯 군데군데
넓적한 돌들이 올려졌다.
마을 사람들은
금빛 화살이
반짝이는 햇빛 물고
날아오를 때를 기다렸다.
해가 지고
또 다른 해가 지도록,
누구도
지붕 위로 날아가는
화살을 본 적은 없었다.
어쩌다
재개발 딱지가
한참동안 묶어 놓은 화살.
퇴색한 깃대 부러져 날지 못했다.
구멍가게도 없어진
변두리 마을.
처마로 이어진 골목.
뛰어놀던 아이들 대신
쪼그리고 앉은 노인들,
아침부터
풀어진 눈빛을
허공에다 걸어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