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한국자주인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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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뻘에 빠진 금강 >
김 영 천(金永千)
금강이 뻘에 빠져 있는 동안
참게들은 굶주렸고
민물조개들도 보이지 않았다.
갯벌 헤쳐
배 띄우려던 어부가
힘이 부치자
담뱃불을 피워 물었다.
비틀거리며 떠오른 태양이
아직 예열되지 않은 햇볕을
그의 어깨에 올려놓았다.
발바닥 갈라진 그의 발은
진흙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금강의 상류에서는
몇 개의 수상한 댐들이
물을 가둔 채,
가끔씩
아주 가끔씩
상처 나고 벌레 먹은 물들만 풀어 주었다.
무장 해제된 금강과
강이 키우던 생명들의
낮은 신음 소리가
아침부터 그르렁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