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뻘에 빠진 금강

김영천
2024-07-14



< 뻘에 빠진 금강 >


 


김 영 천(金永千)


금강이 뻘에 빠져 있는 동안

참게들은 굶주렸고

민물조개들도 보이지 않았다.

 

갯벌 헤쳐

배 띄우려던 어부가

힘이 부치자

담뱃불을 피워 물었다.

 

비틀거리며 떠오른 태양이

아직 예열되지 않은 햇볕을

그의 어깨에 올려놓았다.

발바닥 갈라진 그의 발은

진흙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금강의 상류에서는

몇 개의 수상한 댐들이

물을 가둔 채,

가끔씩 

아주 가끔씩

상처 나고 벌레 먹은 물들만 풀어 주었다.

 

무장 해제된 금강과

강이 키우던 생명들의

낮은 신음 소리가

아침부터 그르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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