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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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두색 계절의 인사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처마 밑 누런 시래기로
아무렇게나 걸려 있던 겨울을
하루 종일 빗줄기가 풀어내며
하늘로 하늘로 싱싱하게 솟구치는군요.
겨울 한가운데에 묶어 둔
회색 외투는 닳고 닳아서
이미 세탁소로 보냈습니다.
주인 대신 다리미질을 하던 강아지가
싱싱한 봄동 한 단을 물어다 주는군요.
그래요,
언제 우리에게
바뀐 계절이 인사한 적 있던가요.
어쩌면 우리도
빗줄기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겁니다.
땀 흘리며 오르면
노란 개나리와 분홍 진달래가
고개를 내밀 텐데요.
하늘 저편 뽀얀 구름 속에서
솜털 고운 병아리들이 웃고 있네요.
지금은 연두색 봄을 안고
물레방아 혼자서
바쁘게 바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