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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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쌓다 만 흙담 >
김 영 천(金永千)
그가 놓고 간
넝마 속에서,
너덜너덜한 생활이
컵라면을
꼭
부둥켜안고 있다.
아침 출근길
발걸음이
밀물과 썰물처럼 넘나드는
지하철 콘크리트 바닥.
충청도 산골 어디로부터 떠밀려 왔다.
이따금 눈동자 굴리며
희뿌연 허공에다
흙담이 예쁜 집을 짓고
키 작은 나무와 꽃도 심었다.
충혈된 눈으로
세상을 응시하던
그의 자리에,
백자 달항아리 닮은
목련꽃 봉오리가
한참이나 피어났다.
이웃집 마루가
건너다 뵈는
그의 흙담은,
반쯤만 쌓다가 말았다.
물 붓지 않았는데도
컵라면은
퉁퉁 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