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찻잔 속에 내려앉은 가을



< 찻잔 속에 내려앉은 가을 >


 


김 영 천(金永千)


한참동안

아지랑이로 피어오르는

찻물 속으로,

마른 국화 한 송이가

툭 뛰어 들었다.

 

작은 국화꽃이

삼단 같은 머리를 풀었다.

 

국화꽃은

머금었던 노란 가을을

방안 가득 펼쳐놓았다.

 

찻잔 속으로 달려 들어간

어제와 오늘이

밤새껏

찻물 속에서 맴돌았다.

 

한여름에 

땀 흘리며

노랗게 노랗게

회전목마를 타고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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