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한국자주인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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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날 눈 내리는데 >
김 영 천(金永千)
한바탕 눈이 내리자
하늘 높이 선 빌딩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하얗게 웃었다.
시장 근처 가게들도
이 정도 눈은
별 것 아니라며,
비질 가래질
몇 번 하고
난로불을 시뻘겋게 피워댔다.
건널목 근처
붕어빵 장수 손수레 곁
과일 노점.
귤과 사과에 눈이 덮였다.
아주머니는
연방 눈을 털어내지만
찬바람 휭하니
아귀같이 달려들었다.
삼천 원에 한 무더기.
과일들은 푸르뎅뎅
죄다 얼었고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눈 내린 날,
막다른
하루의 생활이 부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