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한국자주인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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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리포 개숭어가 화났더군 >
김 영 천(金永千)
하늘도 얼어붙은 계절에는
숭어잡이가 제 철이지.
팔딱이는 숭어가
바다를 온통 삼키며
가끔 구름을 뚫고
언 하늘에
힘센 아가미를 부딪히기도 하지.
무안 도리포
숭어잡이 어부는
팔뚝만한 숭어를
연방 잡아 올리다가,
눈 검고 색깔 짙은
개숭어를
저만치로 던져 버렸지.
눈이 노란
참숭어만 골라서
정월 초하루
차례상에 올리는 거라며
어부는 연방 군시렁대는군.
갑판에서
아무렇게나 나뒹굴던 개숭어가
핏발 선 두 눈 흘기며
바다로 뛰어내릴 준비를 하는군.
볼멘 아가미와
까칠한 꼬리에
힘이 잔뜩 들어있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