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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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라매공원 정거장의 세 사람 >
김 영 천(金永千)
새해 둘째 날
새벽 다섯 시.
선구자 조각상이
말 달리며 지키는
보라매공원 버스 정거장.
말발굽 소리는 경쾌했지만,
졸린 듯 덜더덕거리던
낡은 버스에서
세 사람이 앞다투어 내렸다.
빗자루 든 아주머니가
빌딩 숲을 헤치며 들어갔고
완장에 모자 쓴 아저씨는
저쪽 병원 계단을 올랐다.
낡은 도복의 키 작은 사내,
공원을 가로질러 가다가
느티나무의 밑동을
몇 번이나 발로 차댔다.
눈덩이가 그의 머리 위로 쏟아져 내렸다.
아직도
나무의 새순은 돋지 않았고,
그가 어깨에 멘 칼보다
시퍼렇게 날 선
겨울바람이 몰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