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꿀벌 호박잎 파릇파릇

김영천
2026-08-03



< 꿀벌 호박잎 파릇파릇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녹조류 가득한 계곡에서,

낯선 사람들의

초상이 떠올라

아무데나

마구 금 그어댔다지.

 

몇몇이

두서없이 건네는 땅은

녹슬어 먼지가 가득했고

시큼한 냄새도 무거웠는데.

 

어쩌다

호박 줄기가

비틀거리며 올랐다고.


노랑 호박꽃의

꿀벌 한 마리,

불규칙전선 해제를

선포하더군.

 

푯말 붙은

경계는 허물어

대충

새끼줄 쳐 놓았으니

필요하면 갖다 쓰도록.

 

오늘

벌침 맞은 군상은

모조리

일그러진 오후였다고.

 

아직도

녹조류 긴급 경보 속에서

호박잎 혼자

파릇파릇 버텨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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