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수직 절벽 나무계단의 추상(抽象)

김영천
2026-08-02



< 수직 절벽 나무계단의 추상(抽象)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한량없이 경사진

나무계단에

물풍선으로

그림을 그려볼까나.

 

까막까치 울음

서너 개 붙이고,

하얀 고양이

사뿐한 걸음도 두어 마디.

봉숭아 꽃물은

누이 손톱만큼

 

오늘 저녁까지

날 선 기억이야

계단 아래 뒹구는

땡감에 묻어둔다고.

 

헐떡이는 하루의

가장 낮은 신음,

죄다 모아

계단 옆 텃밭에 흩뿌릴 테니.

 

햇빛 모자란

들깻잎이

이제부터 

그나마 곰실거릴.

 

풍선에 고인

물주머니가

여전히 뜨거운 한밤.

삐걱이던 계단의 기울기는

수직 절벽.

 

가까스로 훑어낸

추상화 한 점,

누이의

야윈 어깨에 기대어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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