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엽록소 부족한 날 기우제

김영천
2026-07-31



< 엽록소 부족한 날 기우제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갈라진 강바닥에

울퉁불퉁 우겨넣은

하루의 무게,

오래전 잃어버린

손목시계만큼.

 

하루에 일 분씩

늦게 가는 분침.

시계방에서

엽록소 부족으로

고칠 수 없다고 선고받았는데.

 

푸르스름한

상추 쑥갓 찾아

들판을 기어다녔지만,

기우제 올리는

곤충들만 가득했다고.

 

비 내릴 때까지

온몸 부비며

마른 날개 흔들지니.

 

불꽃 일고,

급기야

충전된 하늘이

번개 천둥 벼락 내리며

비를 뿌린다나.

 

마침내

거북 등판보다 반짝거리며

조각난 강의 밑바닥에

빗방울 튕겨질 터.

 

하루 끼니가

허공에 걸린 날들.

소나무 뿌리 헤쳐

명줄 잇고

근거 없이 두 손 비비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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