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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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름 배롱나무꽃 혼자서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이팝나무 조팝나무
꽃들 죄다 지고.
언제인지
봄 여름이
여러 번 겹쳤을 때,
하늘과 바다가
부부 싸움 했다는.
이상 고온에
신경질이 잔뜩 난
하늘.
제 성질 못 이기고
땅속 깊이 누워버린.
석회석 동굴이었다가
용암 동굴로.
애꿎은 해가
끌려가서
하소연 듣던 중,
새벽녘에 달아났다고.
조는 틈을 탔다는데.
뿌연 안개 속에서
길 잃은
해의 몸통.
동굴에서 빠져나온
지열로 달궈지기까지.
이제 갈수록
세상은 뜨겁고,
모든 계절도
한여름으로 단일화된.
배롱나무꽃
혼자서 버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