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청량리역 똬리 튼 연륜

김영천
2026-05-29



< 청량리역 똬리 튼 연륜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지하철역

까마득한 계단으로

뿌옇게 빛이 쏟아지는데.

 

등 굽은

아흔 두셋 세월은

마늘 한 접을 들고

똬리 틀며 꿈틀거렸다지.

 

눅진눅진

밀려드는 하루 하루.

서서히

손과 발

어깨까지 쪼그라들었다고.

 

씨름판 황소 타던 날,

모래알 흩뿌리며

허벅지 불끈거린.

박달나무보다 단단한.

 

논두렁 밭두렁 

죄다

고속도로에 올라탄 뒤

산과 강이 뒤바뀌었다며.

 

허투루한 시간

삭아내린 연륜을.

청량리역 헐거운 나무의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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