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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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머리 바다에 비 내린 뒤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대천역에서
조용히 뱃길 만들어
용머리 바닷가로
노 저어 갈까요.
평생 저었던 항로에
꽃 무더기 놓였던 적 있나요.
바닷가 솔밭 아래
보라색 맥문동 꽃밭 사이
햇빛 길게 뿌려두지요.
한세상 깊게 패인 바닷길
이제 느릿느릿 메워지는군요.
먼 길 떠나는 그대,
용머리 모래알로 흩어지네요.
백사장 솔잎마다
가슴 저미는
바다 내음 나날이었어요.
아주 가끔
용머리 바다에
비 내린 다음,
조개 껍데기 모아
모닥불 피워야겠지요.
남은 기억 죄다 모아
옹골지게
되새김질하는 날인걸요.
* 충남 보령군 남포면 월전리 용두마을 - 용머리 바다, 용두 해수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