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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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틀린 강, 보름달이 다시 떠오를 때까지 >
김 영 천(金永千)
금빛 노을
잔잔하게 풀어진
강의 상류를
보름달이 거슬러 올랐다.
제 힘껏
불끈거리는 달을
부엉이가 낚아채
자작나무 가지에 올려놓았다.
상처 입은 달이
밤새껏 울어대자
새벽녘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하얀 눈은 화살이 되어
아무 데나 사정없이 꽂혔고
엎드린 나무가 무릎 꿇었다.
쇳소리 품은
부엉이는
어느 틈에 뵈지 않았다.
얼핏 보름달 물고
강 건너편으로 날아갔다는 풍문이 들렸다.
달이 떠오를 때까지
눈발은 휘몰아치고,
나무들만 이유도 없이
백기 든 채
고개를 떨굴 게다.
뒤틀린 강
흔들리는 삭정가지에서
눈물 섞인 핏방울
속절없이 흩날릴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