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약수터 빨강 눈사람

김영천
2024-12-07



< 약수터 빨강 눈사람 >


 


김 영 천(金永千)


빨강 외투 걸친

눈사람이

바람 한 줌을 쥐고

약수터에 서 있다.

 

꼬리 긴 다람쥐가

오동나무 가지에서 뛰어내리자

쥐고 있던 바람을 놓아주었다.

 

오후 다섯 시 이십 오 분,

약수터에 길게 드리웠던

햇볕이 

슬며시

어깨를 다독였다.


이제

떠날 때가 되었는 걸,

밤새 춥겠구나.

눈사람이 얼굴 붉혔다.

 

안녕,

내일도 꼭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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