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한국자주인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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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학교 담벼락의 병아리가 >
김 영 천(金永千)
싯누런 지푸라기를
온통 뒤집어 쓴
어미 닭.
물 한 모금
먹지 못하고
몇 날 며칠 동안 알을 품었다.
부리는 금 갔고
자꾸 눈을 감았다.
한참 만에
알 깨고 나온 병아리.
어미 닭 식은 품 안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고는
국민학교 담벼락으로 실려 갔다.
한 마리에
백 오십 원.
아이들은 둘러앉아
병아리를
서로 쓰다듬었고
그럴 때마다
노랑 솜털은 빠져만 갔다.
곁에서 눈 흘기는
구술굴리기 아저씨와
달고나 아줌마.
장사 안된다고 투덜거렸다.
엄마,
장난감이
밥 달래!
병아리를 안은 아이가
현관문 열며 소리쳤다.
회갈색 하늘에
금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