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색 바랜 달이 잠든 동안에

김영천
2024-12-07



< 색 바랜 달이 잠든 동안에 >


 


김 영 천(金永千)


금 가고 

색도 바랜 달이 

문틈으로 

슬며시 들어왔을 때,

지하실 계단을

청소하는 중이었다.

 

주방 작은 탁자 위

초저녁에 끌인 된장찌개가

아직 식지 않았다.

보글보글

여전히 김이 올랐다.

 

허겁지겁

찌개를 모두 먹은 달.

삐걱이는 침대에서 

주인 대신 코 고는 동안,

종이비행기를 접어

달 없는 

하늘에 날려 보냈다.

 

금빛 색종이

비행기가

날아 오르자

생기 잃었던 별들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처마 밑

화단의 목련꽃도

봉오리가 조금씩 솟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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