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한국자주인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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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물관 공룡 화석의 호소 >
김 영 천(金永千)
비 한 방울 뿌리지 못한 채
바짝 말라 가는 구름 위를
태양이 먼지 풀풀내며 굴러갔다.
생수를 사러
수퍼마켙 앞에
밤새 줄 선 사람들은
갈라진 땅거죽을 바라보며 웅성거렸다.
박물관 한가운데,
낮잠 자던 공룡 화석이
꼬리 치켜 세우며 기지개를 켰다.
너무 덥군.
살수차 좀 보내지 그래.
전화기에서는
통신과 운수 노조가
연대 파업 중이라고
안내 방송만 되풀이하였다.
공룡 머리뼈에서
땀방울이 데굴데굴 굴러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