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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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기에 바다새 알이 있었다 >
김 영 천(金永千)
해안 절벽 끄트머리
둥지에 숨겨진
바다새의 알.
하늘과 바다가 한 움큼씩 버무려졌다.
바다 한가운데 누운
외딴 섬 주위에서
새들은 종일 바다를 일궜고
가끔 둥지도 살폈다.
초록 나뭇잎에
푸른 바닷물이
몇 개의 계절을 두고
눅진하게 뒤엉킨 둥지.
알들은 깨어나자마자
날개를 퍼득였다.
부화한 새끼들이
물가로 나와
조심스럽게 바다를 쪼았다.
그때마다
바다는 움찔거리며 간지러워했다.
멀리서 통통거리는
고기잡이배가
파도를 던져주자
새들은 싱싱하게 낚아채
둥지로 돌아왔다.
부리나케
수평선을 건너온
뭉게구름이,
새끼들의 노란 솜털을
곰살궂게 고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