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말조개의 항변

김영천
2024-06-16



< 말조개의 항변 >


 


김 영 천(金永千)


홍수가 걱정된

마을 사람들은, 

해가 바뀌자 마자

저수지에 가둔 물을

모두 풀어 놓았다.


꾸역꾸역 

목 마른 말조개들이

온 저수지를 헤맸다.

 

미처 모내기가 끝나지 않은 

봄 날,

오랫동안 가물어

밥 지을 물도 모자라자

사람들은 기우제를 지냈다.


몇 방울의 물이라도 

돌려 달라고,

거북등처럼 갈라진 저수지 바닥에

머리를 조아렸다.

 

한참 있다가

조개 한 마리가 입을 삐죽였다.

대보름날 쥐불놀이, 

물 뺀 저수지에서 

장마 걱정만 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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