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열꽃 무리 지어 피던 날

김영천
2026-08-09



< 열꽃 무리 지어 피던 날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숨 몰아쉬며

기어가던 버스,

길바닥에 널브러져

구급차를 불렀다고.

 

싸이렌 울리며 달려오던

구급차도

엔진이 멈췄다니.

사거리 한복판에 쌓이는

비상 안내 방송.

 

태양이 벌겋게 달아오르다

급기야 터진 뒤,

지구 곳곳에

열꽃 무리 지어 활짝 폈다는.

 

기상관측 이래

최고 온도라고.

온통 세상은 용광로

요란하게 들끓는데.


책상 한 귀퉁이

벼루 옆

먹 갈던 합죽선,

시퍼렇게 날 선 

붓에게

바람 한 줌 건네더군.


지구 끄트머리

어느 곳에서,

자박자박

눈 내리는 새벽 그려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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