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그믐날 일요일 새벽

김영천
2026-07-07



< 그믐날 일요일 새벽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일요일 새벽 세 시

술집 앞,

흐느적거리는 청춘들이

연체동물처럼

촉수를 마구 휘젓는데.

 

노년 부부 둘이서

산보다 높이 쌓인

쓰레기 더미를 헤치는.

하루 세 끼와

물물교환할

알미늄캔과 빈 병.

 

그믐날

숨어 버린 달 대신

번쩍이는 간판이

기염을 토하는걸.

 

온통 거리를 뒤덮는

술집 풍악소리,

손님은 왕이라며

입간판까지 내걸었으니.

 

꼭두새벽

끼니 마련하러

골목을 기웃거리는

비둘기 한 마리.

무거운 노년 곁에서

다리 절룩이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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