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문설주에 기댄 그림자

김영천
2026-03-14



< 문설주에 기댄 그림자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점점이

하나로 희미해지다

끝내 뵈지 않은,

그래도 기억 속 단정하게.

 

그대 시린 발등

눈동자에 담아두고

새벽 먼 길 떠나는.

 

안개 뿌옇게

가로등을 감싸면

미처 보듬지 못한 기억

찬찬히 쓰다듬는다고.

 

문설주에 기댄

그림자가

한참이나 웃자란.

 

여지껏

생(生)은 여물지 못했고

그대 정강이에

눈물로 아린 뼈마디.

 

소쩍새 울음

조금씩 모아

베갯머리에 올려둘.

이 어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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