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장독대 정화수의 핏물

김영천
2026-03-14



< 장독대 정화수의 핏물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봄 가뭄이

끝도 없이 이어지자

논둑 물고를 두고

이웃끼리 두 눈 부라렸는데.

 

모내기할 때까지

물이 모자라

올 한 해 농사 틀렸다고.

 

실랑이하다

결국

멱살까지 잡고 말았다나.

주먹질 발길질

땅이 울리고 조각났다지.

 

이집 저집

온종일 뒤숭숭한 날.

어른끼리 피 흘리며

사생결단을 내자,

소꿉놀이 친구 모두

눈과 귀 막고

잠 못 들었는걸.

 

장독대 정화수에

핏물 고였음에.

별빛 내려앉은

아이들 눈동자에

눈물 번지지 않게.

할머니의 두 손이 닳고

또 닳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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