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막차는 그냥 달리지

김영천
2025-05-09



< 막차는 그냥 달리지 >


 


김 영 천(金永千)

 

오늘도 막차를 타고 가지. 

앞 좌석의 두 아가씨

키득거리다 배꼽 부여잡고 

눈물 나게 웃더군.


까르르 까르르

손뼉 치며 발도 구르고 

급기야 버스가 흔들리더군.


저렇게 

웃어본 적이 있었나.

후미진 기억 저편까지 소환해도

신호조차 잡히지 않는데. 


삶은 

늘 녹슨 열쇠 꾸러미,

열리지 않는 자물쇠에

물기 버무린 

미소 한 두어 줌.


막차는 

무정차 신호도 없이

그냥 달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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