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자정의 신림역 더덕

김영천
2025-05-08



< 자정의 신림역 더덕 >


 


김 영 천(金永千)

 

신림 사거리 

오번 출구 삼십 미터 

매일 밤 열두 시 십분 전.


그 앞을 지나면

더덕 움트는 소리 

자박자박 들리지.


길바닥 더덕 좌판

그녀의 나이는 미상

늘 두건을 눌러 쓰고

고개 숙여 다듬더군. 


눈길 주는 사람 없지만 

더덕은 두팔 벌려 

제 영토를 확인하지.


한밤에 

채칼 힘 들여 벗겨내는 

하루 세 끼니의 남루.

더덕 껍질 중량이 묵직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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