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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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슴벌레가 봄을 봤다지 >
김 영 천(金永千)
아침 일찍부터
썰매 타던
검은 고양이가
얼음 속으로 빠졌다.
젖은 장화를
논둑에 벗어 놓고
둥근 해를 찾아
두리번 거렸다.
지켜보던 사슴벌레는
서둘러
떡깔나무 둥지에서 기어 나왔다.
아직도
눈 뭉치며 뒹구는
상수리를,
고양이 몰래
장화 속에 담았다.
논 가장자리에서는
빛바랜 짚단이
흩어진 겨울을
잔뜩 모았다.
보름달 가면 쓴
해가
쥐불놀이를 알렸지만,
장화 잃은 고양이는
밤새도록 궁시렁거렸다.
아직 봄은 멀었어.
장수하늘소가
긴 더듬이를 흔들며
고양이에게 속삭였다.
사슴벌레는
봄을 봤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