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까치 울음도 따뜻하겠네

김영천
2024-06-16



< 까치 울음도 따뜻하겠네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부서진 계절이

얼음 조각을 밀고 

떠내려갈 때였어.


미루나무 까치 둥지에서 내려온

햇빛 하나가

벌레 먹은 낙엽을 안고

얼음 위로 올라탔다지.

 

논둑 태우던 할머니는,

금붕어 비늘처럼 반짝이는

얼음덩이를 주워서

우렁과 함께

불 속에 던져두었다는 걸.

 

햇빛을 찾으러 

두리번거리던 까치가

할머니에게 물었다는 데,

까치 둥지의 햇빛이 달아났어요.


할머니가 웃으며 

불 속을 뒤적였거든.

커다란 우렁이 

엉금엉금 기어 나와

윤기 나는 햇빛을 토해냈다지.

 

목소리 또렷한 까치는

반짝이는 햇빛을 물고

하늘로 올랐다고 해.


미루나무 꼭대기에

따뜻한 바람이 매달리고

까치 울음도 

한참 동안 부풀어 오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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