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낡은 구두와의 대화

김영천
2025-09-21



< 낡은 구두와의 대화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뒷꿈치 닳은 구두가

나직하게 말 걸어왔다.

 

구두방도 뵈지 않는데

언제 수선할 건가요.

머리 극적이며 

한참 두 눈 껌뻑였다.

 

그렇지,

열쇠 가게에 부탁하면 되겠군.

 

적당히 뒷굽 갈면 될까요.

무슨 소리,

요즘은 그렇게 수선하지 않아요.

왠만하면 새로 사 신으셔야지.


열쇠도 자물쇠까지

통째로 바꾸는 세상이거든.

 

터덜터덜 돌아오는데

분식집 쓰레기통 옆

반짝거리는 구두 세 컬레.

필요하면 가져가세요.

 

애써 못 본 척

닳은 뒷굽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익숙한 구두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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