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불 꺼진 간판

김영천
2025-08-17



< 불 꺼진 간판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목 조이며

날마다 쌓여가는 빚,

동아줄보다 굵은 올가미,

 

매달 밀리는 월세에

눈시울 붉어졌고

칼날 위의 발걸음마다

온통 흥건한 피.

 

눈 뜨면 지옥이었다.

 

돼지머리 놓고

터주신께 고사 지냈다.

밤새워

정화수 앞에서

남몰래 눈물로 빌었다.

 

벚꽃 휘날려도

그녀의 식당에는

찬바람만 소용돌이쳤다.

 

숨 붙어 있으니

눈감고 서 있는 거라며

맨 정신 하얗게 놓았다.

 

사는 게

명부전 죽음이라고

검붉은 저녁노을에

명줄 던져버린 그녀.

 

먼지 내려앉은

간판 불이 꺼진 뒤,

가게 하나가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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