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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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신고래를 찾습니다 >
김 영 천(金永千)
경포대 앞에서
커다란 고래는
바다와 함께 늘 춤을 추었다.
어느 날,
물 이끼 내려앉은 암초에 부딪혔다.
피 흘리는 고래의 꼬리가
바다 속으로 부서져 내리자
갈매기도 끼륵대며 날아올랐다.
피 냄새 움켜쥔 사람들이
숨 몰아쉬는 고래를 배에 옮겨 실었다.
암초 끝에는 송곳보다 날카로운
작살이 숨어 있었다.
시장에서 고래 고기를 팔았고,
작살 꽂힌 고래 지느러미에
진홍빛 꽃 한 줌이 뿌려졌다.
세 살 적인가,
사내아이는 고래를 좋아했지만
칭얼댈 때면 고래 고기가 쥐어지곤 했다.
고래가 사라진 바다는 뒤뚱거렸고
작은 바람에도 출렁댔다.
작살 가득한 바다는 흉흉했다.
아이가 마흔이 넘은
먼 훗날,
세상 사람들은
바닷가에 방을 붙였다.
동해 바다의 주인을 찾습니다.
춤 추던 고래는 어디 있나요.
바다의 이름표에는
귀신고래라고 쓰여 있었다.